권순영은 존나 말 그대로 인간 쓰레기 같은 놈이었어
나름 부유한 집에서 자랐는데 어렸을때 엄마가 안방에서 외간남자랑 떡치는거 보고 부모에 대한 신뢰도 깨지고 여자에 대한 불신이 커져서 여자를 일회용품 쓰듯이 먹다 버리고 난잡한 생활을 하는 등 온갖 양아치 짓을 다 했음. 그런데도 순영이 부모는 순영이가 온갖 사고를 쳐도 돈으로 무마시켜버리고, 별 신경을 안 쓰는 거야.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그냥 한순간에 없던 일로 되어 버리니까 순영이는 나날이 더 막장이 되고, 삐뚤어지게 돼.
그러던 어느날 원우가 먼저 권순영에게 접근해. 사실 같은 반이었어도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학우1에 불과했던 원우가 누가 봐도 명백한 호감을 흩뿌리면서, 순영이가 사달라는거 다 사주고 해달라는거 다 해주고 호구짓을 하기 시작하는거야. 권순영이 "너 뭔데 나한테 이러냐?" 면서 따지니까 하얀 얼굴로 담담하게 "나 너 좋아해. 그래서 그래." 대답하는 거야. 권순영 당연히 안 믿음. 코웃음 치면서 뭐야, 너 호모냐? 하니까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담담하게 "아니. 너만 좋은데." 이러는거...
그래서 호기심 생긴 순영이가 "그럼 나한테 몸도 대줄 수 있냐" 했어. 솔직히 말해놓고도 별 기대 안했음. 남자끼린데... 저렇게 크고 빈약한 몸 상대로 세울 수 있을리도 없고.. 근데 그 말 듣자마자 원우가 바로 제 손으로 셔츠 단추를 푸르는 거야. 그리고 순영이 앞에 무릎을 꿇더니 이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아랫도리 사이로 입 틀어넣어서 물어주며 "이걸로 서면, 박아줄래..?" 하는거.
결국 권순영 꼴려서 원우 머리채 잡아 일으키고 벽 짚고 돌려세워 박음... 남자랑 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그동안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몰랐던 전원우가 존나 야해서 정신없이 섹스하고, 콘돔이 없다는 핑계로 마지막은 전원우 입에 물리고 쌌어. 감흥없이 꿀떡꿀떡 삼키는 하얀 얼굴을 보니까 또 쩔게 야해... 여자 없을때 대용으로나 쓰면 되겠다 싶어서, 머리채 잡고 얼굴에 치덕치덕 바르면서 "또 대줄거지? 너 나 좋아한다며." 하니까 표정없는 얼굴로 "응. 대줄게" 하는거야.
속으로 미친 놈... 싶으면서도 순영이는 종종 원우 불러다가 욕구 해소하고 너덜하게 범한 뒤 볼일 끝났으니까 이제 가봐 식으로 잘 써먹었어. 그러다 보니 원우도 이젠 앞뒤 다 잘라먹고 다짜고짜 불러도 일단 무조건 오고, 섹스하고, 돌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거야. 어느 날은 안에다 흥건하게 쌌는데도 표정없이 그대로 기계처럼 다시 옷 챙겨입고 나가려는 원우를 보니까, 순영이는 괜히 짜증이 나서 손목을 홱 붙잡았어.
"야 전원우. 너 나 좋아하는 거 맞지?"
"응."
"왜 좋아하는데."
"..이유가 필요해?"
담담하게 말하는 얼굴을 보니, 순영이는 이상하게 제가 더 초조해지는 기분이야. 분명 원우는 자기 좋아한다고 먼저 고백했고, 지금까지도 오라면 오고 몸도 대주지만 그 이상의 것을 원하는 기색이 한번도 없었단 말이야. 순영이가 아무리 많은 여자들과 난잡하게 뒹구는 꼴을 봐도 전혀 표정에 미동도 없고, 아무런 간섭도 안해. 여태껏 저 좋다는 기지배들도 많았지만 전원우 같은 새끼는 처음 봐서 순영이도 내심 난감하고, 어떡해야 좋을지를 모르겠고.. 그리고 전원우는 한번도 웃지를 않아.
"넌... 나랑 있으면 행복해?"
"........"
대답이 없어. 평소처럼 표정없는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다가, 슬쩍 시선을 떨구는데 왠지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이야. 평소에 순영이가 무슨 말을 해도 부정하거나 거절하는 법이 없던 원우였는데, 방금 무언의 거절을 당해버린 것 같아서 내심 상처받은 순영이는 원우 멱살을 잡아 내려. 방금 정사 치른 모텔 방 침대에, 헐벗고 있는 자신이 완벽하게 옷을 챙겨 입은 원우를 깔아 눕히고 올라 타는데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전원우는 나한테 몸은 주지만, 언제라도 날 떠나버릴 수 있는 존재라고... 괜히 불안하고, 불쾌해져. 그래서 전에 없이 원우 멱살을 쥐고 매달려 봤어.
"넌 나 좋아한다며! 좋아한다고..... 했잖아!! 근데 왜 넌 나한테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어? 정말로 날 좋아하긴 해? 니가 말하는 좋아한다는 게 뭔지... 니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씨발.."
".....모르는 게 당연해."
"난 한순간도.... 널 진심으로 좋아한 적 없었으니까."
너 때문에 우리 누나가 죽었어. 네 아이를 임신했다고, 니네 부모님한테 억지로 끌려가서 낙태당한 충격으로 자살했거든. 그래봤자 넌 얼굴도, 이름도 기억 못하겠지만.
충격 받은 얼굴로 멍해진 순영이를 올려다 보며 원우는 여전히 표정없는 얼굴로 말해.
"지금까지 니가 어떤 식으로 여자들을 갖고 노는지 잘 봤어. 그러고도 니가 사랑받기를 바라는 건 너무 뻔뻔스러운 거 아니야?"
"........"
"너 같은 건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
"........"
"죽어버려, 권순영."
그 말을 마지막으로 원우는 그대로 순영이 어깨를 홱 밀치고 나가버려.
한동안 계속 멍하니 굳어있던 순영이는 원우가 나가고, 아무도 없는 모텔방에 혼자 남아서야 하, 하하.. 하하하하 웃어. 전원우, 씨발... 존나 웃기네.. 하하.. 그렇게 웃다가, 눈물이 뚝 떨어져. 씨발, 전원우, 존나 웃기다고... 그렇게 한참을 웃던 순영이는 터덜터덜 혼자 나와서 밤 거리를 걷다가 차에 치여서 교통사고를 당해. 순영이가 가장 최근에 전화했던 상대인 원우에게 우선적으로 연락이 가고, 그동안 단 한번도 순영이가 불러서 나오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원우는 병원에도 찾아와.
그리고 순영이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게 돼.
순영이는 원우를 기억하지 못해.
그리고 원우 뿐만 아니라 자기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놈이었는지도 전혀 몰라. 그런데도 원우는 매일매일 문병을 왔어. 하얀 안개꽃을 들고 와서 꽃병에 꽂아 주는데, 순영이는 자기를 그렇게 찾아주는 사람이 원우 뿐이니 원우에게 각별한 감정을 갖게 돼. 원우가 주는 하얀 안개꽃도 원우를 닮은 예쁜 꽃이라고만 생각하지, 원우가 어떤 생각과 의미로 그 꽃을 주는 지도 알지 못해.
기억을 잃은 순영이는 이전의 어두운 과거가 리셋되어서인지 밝고 건강한 웃음을 짓게 됐어.
그리고 순영이가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건 사실 원우 때문이야. 이렇게 매일매일 와서 나한테 꽃도 주는 걸 보면 우리가 되게 각별한 사이였나 보다.. 이런 친구가 있는 난 나름대로 괜찮은 놈이었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순영이는 나날이 원우에 대한 호감이 커져. 그런데 원우는 아무리 봐도 웃음이 없어. 그래서 순영이는 원우를 웃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병원에서 주워 들은 재미난 에피소드나 웃긴 얘기 같은 걸 주절주절 떠들어. 그래도 원우는 그냥 조용히 듣기만 해. 순무룩해진 순영이는 이번껀 별로 재미가 없었는갑다.. 담번엔 꼭 원우를 웃게 해줘야지! 생각에 골몰하고 맨날 시덥잖은 개그나 치는게 일상이 됨 ㅋㅋㅋ
아무튼간 밝고 활발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다시 태어난 순영이는 이제 친구도 많아지고 누구나 좋아할만한 호감적인 녀석이 됐어. 그래서 인기도 많아지고 주변에 사람이 끊이질 않게 되었지만, 순영이한테는 항상 원우가 최우선이야. 원우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하루동안 들었던 웃긴 얘기들, 시덥잖은 개그들을 시도때도 없이 치는데 원우는 역시나 웃지 않아. "원우야 이것도 안 웃겨? 다른 애들은 빵 터졌는데...." 순무룩해진 순영이한테 원우는 덤덤하게 "그럼 웃어주는 애들하고 다니던가." "아니야! 난 그래도 너랑 다니는 게 제일 좋아 원우야.... 헤헤" 하고 수줍은 듯이 웃는 순영이.. 그럼 원우는 힐끔, 보다가 먼저 홱 가버리고 순영이는 얼른 뒤따라감. 예전엔 맨날 순영이가 자기 편의대로 원우 불러내고 그랬었는데 이젠 완전히 뒤바뀌어서 원우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원우 기다리는 수녕이..
순영이는 나날이 원우에 대한 감정이 커져.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해. 원우 = 내 가장 친한 친구. 내 베프!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서 그렇게 맨날 원우랑 붙어 다니면서도 전혀 모르는 거야. 원우는 전혀 내색을 안 해. 예전에 자기가 순영이와 어떤 관계였는지, 자신이 어떤 의도로 순영이에게 접근했는지 자기 과거나 환경 같은 것들을 전혀 순영이에게 알리지 않아. 다만 예전과 달리 순영이가 원우 뒤를 집요하게 쫓는 스타일이 되었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를 많이 당하곤 하지만... 그래도 순영이가 치대면 치대는 대로 묵묵히 계속 받아주고 있어.
그러던 어느 되게 추운 겨울날, 원우 알바 끝날 때까지 계속 밖에서 기다리느라 순영이는 온몸이 꽁꽁 얼었어. 순영이 얼굴 발갛게 얼어있고 켈룩켈룩 기침하면서 오래 안 기다렸다고 그러는거 보니까 원우도 마음이 좀 그래서, "이리 줘봐" 하고 순영이 손 잡아다 조물조물 거리면서 호오~ 입김을 불어 줬어. 그러고 식어빠진 손등을 자기 뺨에 갖다 대면서 "많이 얼었네." 하는데, 순영이 얼굴이 너무 빨개진거야. 그래서 손등으로 순영이 뺨 대보면서 "생각보다 뜨거운데. 빨갛다." 하니까 얼떨떨하게 고개 끄덕끄덕이는 순영이..
원우는 평소엔 엄청 철벽 치다가도 의외로 스킨쉽에 스스럼이 없고, 갑자기 이렇게 무방비하게 훅 다가와서 정신 쏙 빼놓는 애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원우 체온이 신경쓰이던 순영이는 그날 밤 원우랑 섹스하는 꿈을 꿔. 기억을 잃기 전에는 원우랑 만나기만 하면 숱하게 섹스했었으니까 꿈속에서의 잔상이나 촉감, 원우의 반응 같은 것들이 너무 리얼하게 느껴지는 거야. 그리고 자기 앞에서는 맨날 차분하고 덤덤한 얼굴이던 원우가 그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니까 너무 흥분돼....
그 이후 원우를 보면 자꾸 야한 짓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몸 닳는 순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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